2. 음양과 오행

2. 음양과 오행

 

가. 음양

앞서 태극에서 소개하였는데, 주돈이는 음양을 태극과 결부하여 소개하였다. 그는 태극이 한번 움직이며 양(陽)이 탄생하며, 태극의 움직임이 극에 달하여 고요해지면 음(陰)이 나온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시 고요함이 극에 달하면 또다시 움직인데 한번 움직이면 한번 고요해지고 또 한번 움직이면 다시 고요해지고 하여 서로가 서로의 뿌리가 된다고 하였다.
주돈이가 말하는 태극의 움직임은 우주 만물의 근본적인 리듬이다. 이런 리듬이 자연의 변화를 만들고, 이러한 자연 변화의 양상이 음양이며, 이 음양이 교대로 일어나는 활동을 통해서 오행이 생긴다.(안유경, 43쪽)
‘음양’에 대한 이러한 설명은 매우 철학적이다. 북송시대에 살았던 주돈이의 설명은 사실상 음양의 원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원래 음양의 ‘음(陰)’은 구름이 해를 덮은 것을 표현한 글자였으며 그런 뜻이었다. ‘양(陽)’은 해가 나온 것을 표현한 글자이다. 이것이 발전하여 ‘음’이 뜻하는 의미는 구름, 비, 어두움, 어두운 땅, 북쪽, 뒷면 등이 되었다. 반면에 ‘양’은 해가 나옴, 양지 바른 곳, 남향, 정면 등을 의미하게 되었다.(미조구치, 873쪽)
춘추 전국시대 초기부터 중기 무렵에 각종 서적, 예를 들면 『좌전』, 『국어』, 『관자』등에서 등장하는 ‘음·양’이라는 글자는 보통 계절, 기후 등을 나타내며 ‘기(氣, 기운)’라는 글자와 함께 사용되었다. 예를 들면 양기(陽氣), 음기(陰氣), 혹은 여름의 ‘기’로서 양(陽), 가을의 기로서 음(陰) 등이다. 또 음과 양이 두 가지만 서로 대립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다른 글자들과 함께 나열되어 사용되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조기(燥氣), 양기(陽氣), 습기(濕氣), 음기(淫氣)
2) 풍(風), 양(陽), 음(陰), 한(寒)

전국시대 말엽에 음·양은 도가의 영향을 받아 자연과 인체를 표현할 때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계절과 시절의 기후 요인을 지배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나아가 하늘의 기(氣)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로 표현되거나 주재자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또 『여씨춘주』에 등장하는 사용례를 보면 음양이 천지를 대신하며, 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관장하는 존재로 묘사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음·양의 개념은 분류의 원리로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미조구치, 874-875)

성리학에서 음양의 개념은 어떻게 사용되었을까?
주자의 제자, 남송의 진순은 귀신을 설명하면서 음양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진순, 195-198참조)

1) “귀신은 음양 굴신의 뜻이다.”
2) “귀신은 음양에 소속된다.”
3) “사람과 만물 모두에게 음양이 있는데, 이것이 모두 귀신이다.”

그의 상세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귀신은 음양 굴신의 뜻이다.”

정자(程子, 북송의 유학자 정호와 정이)는 이렇게 말했다.
“귀신은 조화의 발자취다.”
여기에서 ‘조화의 발자취’라는 뜻은 음양오행이 하늘과 땅 사이에 나타나는 것으로 말한 것이다. 귀신은 천지간에 불쑥 불쑥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편 성리학의 기초를 닦은 북송의 장재(張載, 1020년~1077년)는 이렇게 말했다. “귀신은 음양 두 기(氣, 기운)의 양능(良能)이다.” 여기에서 ‘양능’이란 타고난 재능을 뜻한다. 진순은 ‘양능’을 ‘두 기운으로 굴신(屈伸, 굽히고 펴고 혹은 물러나고 나타남) 왕래(往來, 가고 옴)가 자연스럽게, 즉 자유스럽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귀신은 음양 두 기운이 타고난 재능이다’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음과 양 두 기운이 타고난 재능은 귀신’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귀신’은 어떤 뜻인가? 사람들은 언뜻 유령과 같은 존재를 생각할 것이지만 진순이 인식하는 귀신은 그것이 아니다. ‘귀(鬼)’와 ‘신(神)’을 말한다. 진순은 귀(鬼)를 동사로 간주하여 ‘돌아가다’, ‘물러가다’라고 해석한다. ‘신(神)’은 ‘늘어나다’, ‘펴지다’, ‘확장하다’, ‘신장하다’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그러므로 진순이 말한 ‘귀신은 음양 두 기(氣)의 양능(良能)이다’라는 말은 바로 ‘물러가고 나타나는 것은 음양 두 기가 잘하는 일이다’라는 뜻이다.
(이상 진순의 설명 원문: 程子云, 鬼神者, 造化之跡. 張子云, 鬼神者,二氣之良能。二說皆精切, 造化之跡, 以陰陽流行, 著見於天地間言之. 良能, 言二氣之屈伸往來, 自然能如此。大抵鬼神只是陰陽二氣,主屈伸往來者言之.)

진순은 ‘귀신’을 설명하면서 귀신의 ‘신(神)’은 양(陽)의 영(靈)이며 귀(鬼)는 음(陰)의 영(靈)이라고 하였다. ‘영(靈)’이라고 말한 것은 자연스러운 굴신 왕래가 그처럼 활기차기 때문이다. 한 기운으로 말하면 바야흐로 신장되어 오는 기운은 ‘양’에 속하니 신(神)이며, 이미 굽혀서 되돌아가는 기운은 음에 속하니 귀(鬼)이다. 예를 들면 봄과 여름은 바야흐로 생장하는 기운이니, 양에 속한다. 그러므로 신(神)이며, 가을과 겨울은 물러가는 기운이니 음에 속하므로 귀(鬼)이다. 하지만 실제로 두 기운은 곧 하나이다.
(이상 원문: 神是陽之靈, 鬼是陰之靈。靈云者,只是自然屈伸往來,恁地活爾。自一氣言之,則氣之方伸而來者屬陽為神. 氣之已屈而往者,屬陰為鬼。如春夏是氣之方長, 屬陽為神. 秋冬是氣之已退, 屬陰為鬼. 其實二氣亦只是一氣耳.)

진순은 이렇게 귀신을 철학적으로 설명하면서 음양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이는 송나라 유학자들의 귀신 관념이기도 하고 음양의 관념이기도 하다. 특이한 점은 ‘귀(鬼)’라는 글자를 돌아가다는 뜻의 ‘귀(歸)’로 풀이하여 설명하였고, 신(神)이라는 글자를 ‘펴다(伸)’는 글자를 동원하여 설명한 점이다. 결국 주자학에서 귀신은 음양의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2) “귀신은 음양에 소속된다.”

천지간에는 음양이 아닌 것이 없다. 즉 음양으로 가득차 있다. 음양은 어느 곳에나 있으며, 귀신 또한 어느 곳에나 있다. 귀신의 신(神)이란 신장함(伸, 폄, 늘어남)이라는 뜻이다. 늘어난다는 것은 뻗어나가는 기운을 말한다. 귀(鬼)란 돌아가는 것(歸)이다. 돌아간다는 것은 물러가는 기운을 말한다.(원문: 天地間無物不是陰陽,陰陽無所不在,則鬼神亦無所不有.大抵神之為言伸也,伸是氣之方長者也, 鬼之為言歸也,歸是氣之已退者也.)

하늘과 땅의 개념으로 말한다면 하늘은 양(陽)에 속하니 신(神)이다. 땅은 음에 속하니 귀(鬼)이다. 사계절을 가지고 말한다면 봄과 여름은 신장된 기운으로 신(神)에 속하고, 가을과 겨울은 물러가는 기운으로 귀(鬼)에 속한다. 주야로 나누어 본다면 낮은 신이고, 밤은 귀이다. 해와 달로 말한다면 해는 신이고, 달은 귀이다. 또 천둥이 치고 바람과 비가 대지를 윤택하게 하는 것은 신장되는 기운이니 신에 속하고, 수렴된 후 편안하게 움직이지 않고 발자취가 없는 것은 돌아가는 기운이니 귀에 속한다.(원문: 自天地言之,天屬陽,神也. 地屬陰,鬼也.就四時言之,春夏氣之伸屬神. 秋冬氣之屈屬鬼. 又自晝夜分之, 晝屬神,夜屬鬼. 就日月言之,日屬神,月屬鬼. 又如鼓 之以雷霆,潤之以風雨,是氣之伸屬神. 及至收斂後, 帖然無蹤跡,是氣之歸屬鬼.)

진순이 이렇게 귀신의 귀(鬼)를 귀(歸, 돌아감, 물러남)으로 풀이하고, 귀신의 신(神)을 신장함(伸) 혹은 늘어남으로 해석하여 자연현상에 결부시키는 것은 다소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 예를 들면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는 것은 신(神)에 속하고 조용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은 귀(鬼)에 속한다는 점이나 해는 신(神)이고 달은 귀(鬼)라는 점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을 통해서 삼라만상의 자연현상을 하나의 원리 즉 귀(鬼, 혹은 歸)와 신(神 혹은 伸)으로 종합, 수렴하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주자학, 즉 성리학이 탄생하였기 때문이다. 진순은 또 이렇게 귀신의 이야기를 계속한다.

하루를 가지고 말한다면 이른 아침에 태양이 솟아오르는 것은 신(神)이다. 그런데 정오 이후에 점차 기울어가는 것은 귀(鬼)이다. 한 달을 가지고 말한다면, 달이 초삼일에 솟아오르는 것은 신(神)이요, 15일 이후에 기울어가는 것은 귀(鬼)이다. 초목에 가지와 잎이 돋아나는 계절은 신(神)이요, 가지와 잎이 쇠퇴하여 떨어지는 계절은 귀(鬼)이다. 조수가 밀려오는 것은 신(神)이요, 밀려 나가는 것은 귀(鬼)이다.(원문: 以一日言之, 則早起日方升, 屬神, 午以後漸退,屬鬼. 以一月言之,則月初三生來屬神, 到十五以後屬鬼. 如草木生枝生葉時屬神,衰落時屬鬼. 如潮之來屬神, 潮之退屬鬼.)

이렇게 설명하고 진순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짓는다.
“이렇게 신장이 되는 기운은 모두 양이고, 신(神)에 속하며, 퇴보하는 기운 즉 돌아가고 움츠려드는 기운은 모두 음이며 귀(鬼)에 속한다. 옛 사람들이 귀신에 대해서 한 논의는 대개 이와 같다. 스스로가 이를 체득하고 탐구해야할 것이다.(凡氣之伸者皆為陽,屬神. 凡氣之屈者皆為陰,屬鬼. 古人論鬼神大概如此,更在人自體究.)

진순은 이렇게 자연 현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러한 귀·신의 원리를 스스로 체득하고 규명하라고 권한다. 이것은 결국 주자의 가르침이며, 성리학에서 추구하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탐구방법이다. 아울러 주자학자들이 실천을 중시하는 점도 이러한 설명에서 발견할 수 있다.

3) “사람과 만물 모두에게 음양이 있는데, 이것이 모두 귀신이다.”

「예운」편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음양이 교류하고 귀신이 모여 있다.”
이 말은 참으로 성현다운 말이다. 한나라 시대의 유학자로서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것이다.(원문: 禮運言, 人者陰陽之交, 鬼神之會. 說得亦親切, 比真聖賢之遺言, 非漢儒所能道也)

사람은 음양의 두 기운을 받아서 태어났다. 그러므로 그 몸은 음양이 아닌 것이 없다. 기운은 양이요, 혈액은 음이다. 맥락은 양이요, 육체는 음이다. 머리는 양이요, 발은 음이다. 상태는 양이요, 하체는 음이다. 언어와 침묵, 눈을 뜨고 감는 것, 호흡을 들이쉬고 내 쉬는 것, 손발을 펴고 굽히는 것 등 이 모든 것들이 음양으로 나누어지는 것이지, 사람이 스스로 이처럼 하는 것은 아니다. 만물 모두가 그렇다.(원문: 蓋人受陰陽二氣而生, 此身莫非陰陽. 如氣陽血陰, 脈陽體陰, 頭陽足陰, 上體為陽, 下體為陰. 至於口之語默, 目之寤寐, 鼻怠之呼吸, 手足之屈仲, 皆是陰陽分屬, 不待人如此. 凡萬物皆然,)

『중용』에 이런 말이 있다.
“만물의 몸체가 되어 남김이 없다.”(제16장)
이 말은 음양의 두 기운이 만물의 몸체가 되어있는데 그것은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말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 어느 한 물건이라도 음양 아닌 것이 없다. 이는 바로 어느 한 물건이라도 귀신이 아닌 것이 없다는 말이다.(원문: 中庸所謂, 體物而不遺者, 言陰陽二氣為物之體而無不在耳. 天地間無一物不是陰陽, 則無一物不是鬼神.)

나. 오행

‘오행(五行)’은 삼라만상을 구성하는 물질적인 다섯 가지 요소를 말한다.
앞서 소개한 동중서의 <태극도설>에서 오행은 어떠한 존재일까? 그것은 음(陰)과 양(陽)이 세워진 뒤에, 양이 변화하고 음이 결합하여 생겨나는 것이다. 그것은 수(水, 물)·화(火, 불)·목(木, 나무)·금(金, 쇠)·토(土, 흙)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다섯 개의 기(氣) 즉 기운이 순차적으로 퍼지면 네 계절이 바뀌면서 운행한다. 오행의 다섯 가지 요소는 각각 자기만의 독특한 성질이 있다. 이 오행은 만물을 생성하는 기본적인 요소가 되는데, 1) 무극의 진리, 2) 음양의 이기(二氣), 3) 자신의 정기(精氣)를 묘하게 섞고 합하여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을 먼저 만들어 낸 뒤, 최종적으로 만물을 낳고 그것들을 무궁하게 변화시켜나간다. 이것이 주돈이가 설명하는 오행의 역할이다.
‘오행’은 중국 고대에 형성된 개념이었다. 고대부터 다양한 해석과 설명이 가해지면서 주돈이의 오행설까지 발전된 것이다.(미조구치, 875-885참조)
주자는 오행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였다.

“음양은 기이다. 오행은 질(質, 바탕)이다. 질이 있어야 사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오행은 질이지만 또한 오행의 기가 있어야 비로소 사물이 만들어 질수 있다. 그러나 음양의 두 기가 나뉘어 다섯이 되는 것이니 음양의 밖에 별도로 오행이 있는 것은 아니다.”(『주자어류』상, 권1)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천지가 만물을 낳은 것은 음양·오행에 불과하지만 오행은 실로 하나의 음양이다.”(『맹자혹문』권1)

모든 사물은 음양과 오행이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 음양과 오행은 일체 이지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다. 음양 외에 달리 오행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주자는 음양은 ‘기’이고, 오행은 ‘질’이라고 하였다. 기(氣)와 질(質)은 어떻게 다른가? 기가 맑은 것은 기가 되고 탁한 것은 질이 된다. 지각 운동은 양의 작용이 되고, 형체는 음의 작용이 된다. 주자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들의 지각(知覺)운동은 깨끗하여 양이 되는 기가 작용하고, 뼈나 살 그리고 털 등의 형체는 탁하여 음이 되는 기, 곧 질이 작용한다.(오하마, 122참조)

주자는 주돈이의 『태극도설』을 설명한 『태극도설해(太極圖說解)『에서 음양과 오행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음양이 있으면 한 번은 변하고 한 번은 합하여 오행을 이룬다. 그러나 오행은 그 질(質)이 땅에 갖춰진 것이고, 그 기는 하늘에서 운행한다. 질을 가지고 그 발생 순서를 말하면 수→화→목→금→토이다. 수와 목은 양이고, 화와 금은 음이다. 기를 가지고 그 운행의 순서를 말한다면 목→화→금→토→수이다. 목과 화는 양이고 금과 수는 음이다. 통합하여 말하면 기는 양이고 질은 음이다. 또 교차하여 말하면, 동(움직임)은 양이고 정(고요함)은 음이다. 대개 오행의 변화는 다 할 수 없는데 까지 이르는데, 가는 곳마다 음양의 도(道)가 아닌 것이 없다.”(원문: 有陰陽, 則一變一合而五行具. 然五行者, 質具於地, 而氣行於天者也. 以質而語其生之序, 則曰水ㆍ火ㆍ木ㆍ金ㆍ土, 而水ㆍ木, 陽也, 火ㆍ金, 陰也. 以氣而語其行之序, 則曰木ㆍ火ㆍ土ㆍ金ㆍ水, 而木ㆍ火, 陽也, 金ㆍ水, 陰也. 又統而言之, 則氣陽而質陰也. 又錯而言之, 則動陽而靜陰也. 蓋五行之變, 至於不可窮, 然無適而非陰陽之道.)

주자의 오행에 대한 설명은 이렇듯 주돈이의 『태극도설』을 더 발전시킨 것이다. 주자는 기와 질을 가지고 오행을 설명하였다. 기는 양이고, 질은 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는 하늘에서 운행하고 질은 땅에서 갖추어진 것이다.
주자학에서 설명하는 음양과 오행의 관계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오하마, 124 참조)

음양의 음은 음 가운데에서도 스스로 음양을 가지고 있다. 양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그 가운데에 또 음양이 있다. 남자가 양에 속한다고 해도 그는 음을 가지고 있다. 여자가 음에 속한다고 해도 역시 양을 가지고 있다. 사람 몸의 기는 양에 속하지만 기에는 음양이 있다. 피는 음에 속하지만 그 피에는 음양이 모두 존재한다.
오행도 마찬가지다. 하늘이 맨 처음 물(水)을 낳는 것은 양이 음을 낳는 것과 같지만 물속에는 또 음과 양이 있다. 땅이 두 번째로 불을 낳는 것은 음이 양을 낳는 것과 같지만, 불안에는 역시 음과 양이 존재한다. 말하자면 오행에도 음과 양이 있으며, 음이라고 분류되는 물(水)에도 음과 양이 있고, 양으로 분류되는 불(火)에도 음양이 있다. 음양과 오행은 이렇게 중층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자학에서 말하는 이러한 음과 양의 구분이나 분류는 과학적인 것인가? 엄밀히 말하면 그렇다고 할 수 없다. 이것은 주자학을 논할 때 주의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