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지(崔愼之)


최신지(崔愼之)                                                             PDF Downl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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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崔愼之)는 호남의 유학자로, 자(字)는 우신(又愼), 호(號)는 황파(黃坡)이며, 본관(本貫)은 경주(慶州)다. 최송덕(崔宋德)의 아들로, 미호(渼湖) 김원행(金元行, 1702년∼1772년)의 문인(門人)이다.

김원행은 김창집의 손자이며, 담헌 홍대용의 스승이기도 하다. 김원행 집안은 노론으로, 숙종 때부터 영조 때까지 정권의 핵심에 있었으나 집안의 어른들이 사형을 당한 뒤로, 평생 서원에 은거하며 제자를 키웠다. 최신지는 그에게서 배우고, 문집 황파유고(黃坡遺稿)를 남겼다.

 

1748년(1세, 영조 24년)
정월 8일, 유등곡면(柳等谷面) 황산리(黃山里)에서 출생하였다. 이곳은 지금의 광주 광역시 남구 지석동에 해당된다. 최신지는 어려서 이웃마을에 사는 박찬혁(朴纘赫)에게 글을 배웠으며 나중에 김원행(金元行)에게 가서 유학을 배웠다.
스승 김원행은 최신지에게 ‘주일무적(主一無適)’이라는 글을 써주었다. 그 내용은 마음을 한 곳, 즉 경(敬)에 집중하고 다른 일에는 마음을 두지 말라는 뜻이었다. 스승이 사망하자, 스승의 아들 삼산재(三山齋) 김이안(金履安)을 따라 배우며 사귀었다. 김이안의 삼산재집(三山齋集)(卷之六)을 보면 최신지에게 보낸 글(「答崔愼之」)이 보인다. 부모의 장례와 관련된 글이다.

 

1797년(49세, 정조 21년)
광주목사 서형수(徐瀅修)의 추천으로 ⌈어정대학연의(御定大學衍義)⌋를 교정(校正)하였다. 이 교정작업은 정조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호남 지역 유생들이 참여하였다. 정조는 ⌈어정 대학연의(御定大學衍義)⌋외에 ⌈연의보(衍義補)⌋, ⌈어정 주자대전절약(御定朱子大全節約)⌋ 등을 저술한 뒤에, 특별히 호남지역 유생들에게 교정을 보라고 명령을 내렸다.

정조는 이해 겨울에 광주목사 서형수에게 다음과 같은 비밀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겨울 들어 연말까지 73일 동안 스물일곱 번 큰 눈이 내렸다. 세밑 전에 큰 눈이 내렸으니, 내년에는 큰 풍년이 점쳐져 속으로 기뻤다. 매서운 추위가 아교도 꺾을 정도인데 한결같이 편안한가? 한 해가 곧 넘어가려 하니 그대가 보고 싶은 마음이 평상시보다 곱절이나 더하다. 여기서는 나날이 마음과 마음이 초가집에 누더기를 입은 백성들에게 향한다. 그들을 품고 보호하는 방법이 그릇되어 유랑하는 자들이 길에 이어졌다고 남쪽에서 전해오는 소식에 귀가 소란스럽기 그지없다.
(이하 생략)”

1798년(50세, 정조 22년)

국왕 정조는

“(교정을 보아) 올려 보낸 글들을 보니 뛰어난 구절과 훌륭한 작품이 많았다. 지금 이 재능을 살피고 장점을 비교하는 일은 곧 호남의 재능 있는 선비들의 명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를 만들기 위함이다”

 라고 하면서, 호남 지역 유생들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직접 과거 문제를 내서 과거시험을 실시했다. 시험장소는 광주(光州) 명륜당(明倫堂)이었는데, 장원을 차지한 사람은 고정봉(高廷鳳)과 임흥원(任興源)이었다. 최신지는 「어제경의조문책(御製經義條問策)」을 지었으나, 부친상을 당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에도 빈번히 좋은 기회를 놓쳤다.
그는 부모상을 당하여 상복을 입었을 때는 고기와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리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덤 근처에 초막을 짓고 여묘살이를 하였다. 평소에는 속된 말을 잘 하지 않았으며,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1816년(68세, 순조 16년)
직지 조만영이 그를 특별히 추천하였으나 그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822년(74세, 순조 22년)
정월에 사망했다. 1921년 손자 최상정이 남긴 글을 모아 유고를 편집하였으며, 증손자 최윤환이 황파유고라는 이름으로 간행하였다.

『黃坡遺稿』는 4권 2책 77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권에는 부와 시문, 서(書) 등이 수록되어 있고, 제2권에는 「어제경의조문공대(御製經義條問貢對)」가, 제3권에는 기(記), 잠(箴), 제문 등이, 그리고 부록에는 묘지명, 행장 등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