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와 금장태의 저술 비교 1 저자와 목차

 

이병도의 『율곡의 생애와 사상』과 금장태의 『율곡 평전』 1 :

저자와 목차의 비교

 

 

1) 저자 비교

 

이병도(1896∼1991)는 경기도 용인군 출신으로 1914년에 보성전문학교 법률과를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하여 1919년에 와세다 대학(早稻田大學) 문학부 사학 및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귀국하여 이화여자전문학교, 서울대 교수, 문교부 장관(1960년 4월 ~ 1960년 8월) 등을 지냈다.

그는 문헌고증을 위주로 한 한국사 연구 전문가인데, 일제시대인 1925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사편수회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며 식민사학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가 있다.

초기에 그는 한사군(漢四郡)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지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였으며, 나중에는 한국사상사, 특히 율곡 이이와 도참사상, 한국 유학사상 등에 관한 연구물을 발표하였다. 신라사, 고대사, 중세사 등에도 흥미를 가지고 연구하였다.

주요저서로는 『역주 삼국사기』(1941), 『조선사대관』(1948), 『고려시대의 연구』(1948), 『국사와 지도이념』(1955), 『역주 삼국유사』(1956), 『한국고대사회와 그 문화』(1972), 『율곡의 생애와 사상』(1973), 『한국고대사연구』(1976), 『한국사의 이해』(1984), 『조선유학사략』(한문본, 1986) 등이 있다.

 

이병도는 특히 율곡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1)「학계에 자랑할 동방의 대철인 이퇴계와 이율곡」, 『別乾坤』통권12-13합호, 1928

2)「유학사상으로 본 율곡 선생」, 『朝光』3권 2호, 1937

3)「이율곡 론」, 『思想界』제2권 제1호, 1954

4)「율곡선생의 향약과 계, 상중하」, 『食糧과農業』제1권 제1-3호, 1957

5)「이율곡과 그의 경세사상」, 『행정논총』7(2), 1969

 

한편, 『율곡 평전』의 저자 금장태(1944∼)는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철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7년부터 동덕여자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과 부교수를 거쳐 1985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에서 교수로 재임하였다.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종교학과에서 유교를 담당하는 교수가 된 것이다.

그의 저서로는 『화서학파의 심설논쟁』(문사철, 2022), 『비판과 포용-한국 실학의 정신』, 『귀신과 제사-유교의 종교적 세계』, 『퇴계 평전-인간의 길을 밝혀준 스승』, 『다산평전-백성을 사랑한 지성』, 그리고 현재 소개하는 『율곡 평전-나라를 걱정한 철인』을 발표하였다. 이 외에도 『퇴계학파와 理철학의 전개』, 『한국유학의 심설(心說)』, 『한국유학의 노자 이해』, 『불교의 유교 경전해석』 등이 있다.

 

두 저자는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보면 서로 약 50년의 차이가 있다. 이병도가 정확히 48년을 앞선다. 이병도는 역사학자이며, 금장태는 동양철학자이다. 따라서 이병도의 『율곡의 생애와 사상』는 역사학자가 쓴 사상 서적이고, 금장태의 『율곡 평전』은 동양철학자가 쓴 사상 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면 이병도 책은 역사와 관련된 부분이나 역사적인 서술 내용이 풍성할 것 같고, 반면에 금장태의 책은 역사적 내용이나 그와 관련된 부분보다는 동양철학 관련 내용 설명이 좀 더 많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반대다. 이병도의 책은 철학 사상 쪽이 더 많고, 금장태의 책은 율곡의 생애사적인 부분을 더 많이 다루었다. 금장태의 전문 연구 분야인 철학 사상 관련 내용은 많지 않다.

 

 

2) 목차 비교

 

이병도의 『율곡의 생애와 사상』은 목차 구성이 다음과 같다.

 

  1. 총설
  2. 시대적 배경
  3. 가정적 배경과 그의 생애
  4. 정통적 사상계보
  5. 유자관과 학적 태도
  6. 성리철학
  7. 수양 및 교육론
  8. 불교관
  9. 경세철학
  10. 시무책
  11. 연보

부록 동호문답 (국역문 및 원문)

 

율곡의 생애 부분은 이 책의 제2장, 3장이다. 여기에는 제2장 시대적 배경과 제3장 가정적 배경이 서술되어 있는데, 시대적 배경으로는 ‘정치방면’, ‘사회경제면’, ‘사상계 및 학계’, 가정적 배경으로는 ‘출생과 가계’, ‘입산과 그 동기’, ‘이퇴계를 방문’, ‘출세경력과 생애’, ‘율곡에 대한 『실록』의 사신(史臣 : 사관)평’ 그리고 ‘율곡의 저술과 문인’ 등이 소개되어 있다.

 

제4장 이하는 율곡의 사상이다. 서술된 사상 내용을 보면 사상적 계보(제4장), 학문적 입장(제5장), 성리학 이론, 즉 성리철학(제6장), 수양론과 교육론(제7장), 불교관(제8장), 그리고 경세 철학(제9장, 10장) 등이 있다.

제6장 성리철학은 ‘태극’, ‘음양설’, ‘이기론’, ‘심성론’을 소개하였고, 제7장 ‘수양 및 교육론’에서는 ‘수양론과 교육론’, ‘학교모범의 내용과 논평’, ‘사회교화로서의 향약’ 등을 소개하였다. 제10장 ‘시무책’에는 ‘시폐의 제거와 시정을 촉구하는 구체안’ 그리고 ‘적극 추구적인 시무책’ 등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뒷부분은 7쪽에 걸쳐 작성된 율곡 연보가 있고 60쪽 가까운 『동호문답』의 번역이 있다. 문헌고증을 중시한 역사학자답게 연보와 원문 번역에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동호문답』을 소개하면서 율곡이 선조 2년에 임금에게 제출한 독서 보고서로 ‘율곡 자신의 철인(哲人 : 품성이 어질고 사리에 밝은 사람 혹은 철학자) 정치사상과 당시의 현실 문제를 주객간(主客間 : 주인과 손님 사이의) 문답식으로 논한 저술’이라고 소개하고 율곡의 사상을 연구하는데 큰 참고자료가 된다고 하였다.(185쪽)

 

한편 금장태의 『율곡 평전』 목차는 다음과 같다.

 

머리말

1부: 가족적 배경과 성장

2부: 청년기의 탐색과 교유

3부: 벼슬길에 나와 나라를 근심하며

4부: 생활 속의 풍모

5부: 인물에 대한 평가

6부: 도학의 학문세계

7부: 율곡 학파의 전개와 율곡 사상의 의미

 

이 중에서 1부부터 3부까지가 율곡의 생애에 관한 내용이다. 좀 더 살펴보면, 1부(가족적 배경과 성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출생과 가족배경
  2. 유년에서 소년시절까지
  3. 혼인과 가정생활

 

2부(청년기의 탐색과 교유)의 내용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입산하여 금강산에서 불도를 닦다
  2. 하산하여 유교로 돌아오는 길
  3. 퇴계를 찾아가 학문의 길을 묻다
  4. 과거시험마다 장원하다
  5. 선배를 따르고
  6. 평생의 벗-성혼/정철/송익필

 

3부(벼슬길에 나와 나라를 근심하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상소문으로 밝힌 현실인식과 개혁정책
  2. 문장으로 발휘한 외교활동
  3. 외직에 나가 펼친 백성을 교화하는 행정
  4.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화합을 위한 노력
  5. 49세로 떨어진 큰 별

 

4부(생활 속의 풍모)는 율곡의 3가지 모습을 서술하였다. 즉 교육자로서의 율곡, 학자로서의 율곡 그리고 시인으로서의 율곡이다. 장별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물러나 후학을 가르친 교육자
  2. 후세를 위해 저술을 남긴 학자
  3. 시인의 정취

 

5부(인물에 대한 평가)는 율곡이 다른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한 글을 모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1. 선대의 인물론
  2. 선비의 귀감-정암/화담/퇴계론
  3. 당대 인물론

 

율곡의 철학 사상에 대해서는 6부에서 다루었다. 6부(도학의 학문세계)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사칠론과 인심도심론의 성리설
  2. 경장의 현실인식과 개혁방책
  3. 이단에 대한 비판과 열린 자세

 

여기에서 저자는 율곡의 사상을 본격적으로 다루었다기보다는 최소한도로 소개하는 것에 그친다. 그쳤다. 1장이 전부다. 2장은 율곡의 개혁 방안, 그리고 3장은 불교나 도교에 대한 율곡의 자세를 소개하였다.

다음으로 7부(율곡학파의 전개와 율곡사상의 의미)는 율곡의 영향에 대해서 논한 글이다. 내용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율곡 문하와 율곡학파의 전개
  2. 율곡 사상이 조선후기 실학에 미친 영향
  3. 우리시대에서 율곡 정신이 지닌 의미

 

전체적으로 보면 이 책은 저자의 전문분야인 동양철학 및 사상에 대한 서술이 많지 않아 아쉽다. 이 책의 이름이 『율곡 평전』이기 때문에이라서 생애사 이야기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저자가 율곡 사상에 관한 연구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저자의 석사학위 논문은 『제례에 관한 연구 : 공자를 중심으로』(성대 대학원, 1971)이며 박사학위 논문은 『동서교섭과 근대한국사상의 추이에 관한 연구』(성대 대학원, 1979)이다. 전문 연구 분야가 율곡 철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리고 100편이 넘는 저자의 학술 논문을 보더라도 다산 정약용, 실학, 서학 그리고 퇴계 학파와 퇴계 관련 연구는 많으나 율곡에 관한 연구는 다음과 같이 4편 정도에 그치며, 이중에서도 특히 율곡의 유학 철학 관련 연구는 극히 드물다.

1) 「퇴계·남명·율곡률곡과 선비의식의 세 유형」 (『퇴계학보』105, 2000)

2) 「율곡의 심성론과 인간이해」 (『종교와문화』5, 1999)

3) 「율곡사상과 실학」 (『율곡사상연구』제1집, 1994)

4) 「『순언』과 율곡의 노자 이해」 (『동아문화』제43집, 2005)

 

하지만 율곡의 삶 자체가 사실은 율곡의 철학사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율곡 사상 대한 정확한 이해는 결국 율곡의 삶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 저술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저자는 학계에서 치밀하고 빈틈없는 연구로 정평이 나 있는 학자로 『율곡 평전』 전편에서 그러한 평가를 확인해볼 수 있다.